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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을 운영하다 보면 처음 내가 생각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컨셉도 마찬가지인데 고객의 피드백, 현실적인 상황, 콜라보 제의 등 이런저런 일들을 처리하고 나면 어느새인가 컨셉과 동 떨어진 이도 저도 아닌 조잡한 공간이 될 때가 있다. 이럴 때 컨셉에 맞는 페르소나를 설정해 둔다면 다양한 상황 속에서 하나의 기준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용산 일대에서 버거보이, 미미옥, 쇼니노 등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며 상권을 활성화시킨 로프컴퍼니의 사레를 통해 알아보자.

버거보이의 마스코트인 '니콜라스'는 개구쟁이에 에너지가 넘치는 성격이다. 자주 깜빡거리는 탓에 메모를 많이 하며 가끔 일기장을 매장에 놓고 가기도 하는 재미있는 컨셉의 캐릭터다. 버거보이는 일기 내용을 보고 활동적인 니콜라스가 좋아할 법한 풋살 대회, 러닝 크루 등의 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또한 용산 버거보이 한편을 '니콜라스의 방' 컨셉으로 구성하며 그가 좋아하는 물건으로 가득 채워놓기도 한다.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를 진행하다보면 결이 맞지 않거나 방향성이 어긋나는 경우도 있다. 버거보이의 콜라보 기준 중 하나는 '니콜라스가 좋아할 만한가?'이다. 이렇게 기준이 하나 생기면 브랜드의 정체성을 잃는 경우도, 컨셉이 희미해지는 경우도 줄어들게 된다.

쌀국수, 샤브샤브 전문점인 미미옥은 '김미옥'의 위주로 매장이 운영된다. '김미옥/37세/사무직 종사/취미 봉사활동/ISFJ' 김미옥이란 가상 인물을 설정하고 그녀가 좋아할 만한 공간으로 가득 채우는 것이 미미옥의 전략이다. 김미옥의 취향으로 플레이리스트를 구성하고, 취미가 봉상활동인만큼 주변 상인들과 교류하며 소외계층에게 미미옥의 선물을 기부하기도 한다.

같은 기업에서 운영하는 브랜드라도 각각의 컨셉과 뚜렷한 색을 유지하는 이유는 '니콜라스'와 '김미옥'의 존재 여부라고 생각한다. 공간 구성과 매장 운영 등 사소한 것하나라도 페르소나가 정해져 있다면 하나의 기준점이 되어 브랜드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